
종친 여러분 반갑습니다. 여러 해 전 방영된 영화 「명량」은 우리 선조 배설 장군의 명예를 크게 손상시켰습니다. 우리 종친들이 대구 어느 영화관에서 이 영화를 급히 합동 관람하고 매우 분개하였습니다. 영화에서 우리 선조 배설장군이 이순신 암살을 모의하고 거북선을 불태우고 도망치는 장면도 소개됩니다. 바다로 도망치던 배설 장군이 안의의 화살을 맞고 전사하는 장면까지 등장합니다. 명량해전 발발 전 칠흑같이 어두운 칠천량 해전에서 구사일생으로 배 12척을 구해 명량해전의 승리의 토대를 구축한 배설 장군의 명예가 이렇게도 짓밟힌 것입니다. 당일 종친들은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여 즉각 대응하기로 하였습니다. 고향을 지키는 종친뿐 아니라 경향 각지의 종친들이 분개하여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에 찬동하였습니다.
우선 급한 대로 영화감독 김한민을 명예 훼손 혐의로 배윤호 고소인 명의로 성주 경찰서에 고소하였습니다. 영화의 흥행만큼 언론은 연일 이 사건을 대대적으로 보도했습니다. 비대위 위원장인 저와 우리 대책위의 간부들은 서울 중앙지검에서 고소 고발인 조사도 받았습니다. 전국의 신문 방송은 여러 행태로 이 사건을 연일 보도하였습니다. 그러나 강남경찰서를 거쳐 검찰로 이첩된 이 사건은 결국 불기소 처분이라는 통보를 받았습니다. 검찰의 불기소 이유는 장군의 명예가 훼손된 것은 사실이지만 워낙 오래된 일이며 작가나 영화의 창작의 자유도 존중할 수밖에 없다는 궁색한 변명이 따랐습니다. 당시 이 사건은 언론과 여론의 초미의 관심사였고, 검찰심의 과정에서 투표까지 하여 불기소 결정했다는 후일담까지 접했습니다. 일부 종친들이 민사 소송을 하자는 의견도 있었으나 종친회에서 공식적으로 보류토록 결정했습니다.
명화 명량은 배설 장군의 명예를 실추시켰지만, 역설적으로 배설 장군의 면모를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였습니다. 당시의 언론과 방송은 우리 종친들이 제공한 배설 장군의 업적을 긍정적으로 평가해 주었습니다. 배설 장군은 임란직후 선조에 의해 억울하게 처형되었지만, 전국 유림들의 간곡한 상소로 임란 선무 1등공신에 책록된 사실도 드러나게 되었습니다. 당시 비대위는 어려운 여건하에서도 여러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였습니다. 매주 비대위를 소집하고 전국의 종친들에게 이 그 결과를 홍보하였습니다. 당시 발간된 소설가 정만진의 배설장군 실록 소설 「기적의 배 12척」은 장군의 업적을 소설화한 책입니다. 당시의 소송비용과 소설 발간 등 비대위의 여러 사업은 진사공파 종친들의 성금 때문에 가능했다는 것을 이 자리에서 밝혀 둡니다. 당시 이 사업에 참여해 주신 여러 종친들께 다시 한번 머리 숙여 감사드립니다.
여기에 실린 이 백서에는 당시의 비대위가 활동한 주요 내용을 정리한 것입니다. 이 사건 기회로 우리의 선조 배설장군을 바르게 알리는 사업부터 전개했습니다. 우리는 우선 의병장 서암 배덕문 선생, 그의 장손 경상우수사 배설 장군, 임란 시 노량해전에서 전사한 셋째 배즙 장군의 업적을 평가하는 논문을 임진란 선양회의 논문집에 게재하였습니다. 성주군청에서 개최된 학술회에서는 배설 장군의 아들 등암 배상룡 선생의 업적을 기리는 논문도 발표하였습니다. 이러한 학술활동이 뒷받침되어 우리 선조들의 위업을 바르게 알리고 재평가하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등암 배상룡 선생의 활동과 고촌 배정희 선생의 업적을 석사 논문으로 작성하려는 대학원생이 있으니, 우리로서는 무척 다행한 일입니다. 특히 등암 선생과 고촌 선생의 문집이 국학 연구원에서 번역 출판된 것은 우리 가문으로서는 커다란 경사가 아닐 수 없습니다. 장현광 선생을 기리는 여헌 논문집이나 경북대 영남문화원의 논문집에도 선비의 지조를 지킨 등암 선생에 관한 논문이 게재되어 있어 무척 자랑스럽습니다.
선조들의 이러한 업적에 힘입어 뒷개 고향마을에는 매년 의병예술제가 개최되고 있습니다. 성주 고령의 여러 문중에서 참여하는 이 행사는 경상북도와 성주군이 지원하여 올해는 4회째 열리게 되었습니다. 임란 시 68세의 노구를 이끌고 성주성을 되찾은 의병장 배덕문 선생의 고귀한 희생정신을 기리는 것입니다. 이 기림제 행사에는 성주의 36개 의병 문중의 대표들이 참여하고 경향 각지의 종친들이 찾아오고 있으니 자랑스러운 행사가 아닐 수 없습니다. 이 행사에는 성주 군수, 국회의원이 반드시 참석하여 축사를 하고 있습니다. 지난해에는 이 행사의 뜻깊은 의미를 새기는 국무총리와 경북대학교 총장님의 축사까지 보내셨습니다. 이 행사를 매년 고향에[서 주관하시는 배윤호, 배재관 종친 등 고향 종친 어른께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배설장군 명예 회복위원회는 명량관련 비상대책위원회의 과업을 계승하여 앞으로 배설 장군뿐만 아니라, 진사공과 서암공파 선조들의 업적을 집중적으로 기리는 사업을 전개하겠습니다. 자랑스러운 서암공과 그 아들 서강 배설의 4형제, 손자 등암과 괴재로 이어지는 3대의 업적과 학덕을 기리는 연구를 계속하겠습니다. 특히 임란시 성주의병대장을 역임한 후, 3대에 이어지는 의병 활동을 조명하는 사업을 지속적으로 전개하고자 합니다. 우리는 배설 장군의 명예 회복뿐 아니라, 선조들의 업적을 학술적으로 조명하며 이를 선양하는 사업도 계속할 것입니다. 배설 장군이 증축한 금오산성을 보존하고 알리는 사업, 경상우수사로서 칠천량 해전시의 장군의 전투 행적을 찾아가는 사업도 지속할 할 것입니다. 종친 여러분께서는 이번 발간되는 성주성산배씨 진사공파 전자족보에 수록된 우리 선조들의 업적부터 찬찬히 숙독해 주시길 바랍니다. 경향 각지 종친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